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22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조례를 주민 발의로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이잎새 기자)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22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조례를 주민 발의로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이잎새 기자)

[충남일보 이잎새 기자] 대전 지역 내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생 인권침해 관련 조례 제정으로 맞서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양심과 인권-나무, 대전교육연구소,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 전교조 대전지부 등 7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22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조례를 주민 발의로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16년 대전학생인권조례 관련 공청회를 열었으나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의 항의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운동본부는 대전지역 A고등학교에서 학생생활규정에 ‘학생은 학습에 복종적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내용을 현재까지도 포함하고 있으며, 2019~2020년 대전에서 스쿨미투가 발생하며 또 한차례 학생들이 대규모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충분히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15일만 해도 대전B고등학교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두발 등 학생생활규정 개정 권고를 받았지만 과거 학부모들과 협의하에 만든 규정이라며 이를 불수용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개별 학교에서 아무렇지 않게 인권위 권고를 무시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 같은 반교육적 처사의 책임은 대전교육청과 교육감에 있다. 즉각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각성해야 한다”고 현 실정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대전참교육학부모회 강영미 대표는 “초등학교 자녀가 교실이 5층에 있어 다리가 아픈데도 학교에서는 학생들은 절대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고 한다. 이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는 더 많은 규제를 받으며 학교를 다녀야 하는 현실”이라며 “학생들을 믿고 권리를 지닌 하나의 주체로 바라봐야 그들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대전지역대학생 공동체 궁글림 박선우 부대표도 ”인권은 결코 제한되선 안되는 기본권이다. 학생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말고는 교장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대체 인권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뤄지는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면서 ”학생의 기본적 권리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대한민국 학생으로써 민주주의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전교육청 앞에서 학생생활규정 개정, 학생 인권 증진기관 설치 등을 요구하는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사진=이잎새 기자)
대전교육청 앞에서 학생생활규정 개정, 학생 인권 증진기관 설치 등을 요구하는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사진=이잎새 기자)

일각에서는 이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 충남학생인권조례는 내용 중 개인적 사상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어 이것이 혼란과 사회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과 여러차례 부딪히기도 했다. 

또한 최근 충남 홍성군의 한 중학교와 전북 익산시 내 초등학교에서 교권침해 사례가 발각되면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인권만을 드높이고 교사의 권리는 배제한다면서 이에 대한 반발을 표하는 여론이 커지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이에 전면 반박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침해의 원인이 된다는 전제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전교조 신정섭 대전지부장은 “학생인권조례 어디에도 교사를 무시해도 좋다는 내용은 없다. 한쪽의 권리가 존중된대서 다른 한쪽의 권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그릇된 신념이다. 학생과 교사의 인권은 보완재이지, 적대적 모순관계가 아니다”라며 “교권침해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불안하다면 경기·광주·전북·충남처럼 교원과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를 함께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운동본부는 대전교육청에 대전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함께 반민주·반인권적인 대전지역 학생생활규정 전면 개정, 전면적인 인권교육 시행, 전수조사 수용으로 스쿨미투 등 대규모 학생 인권침해 방지, 상시적 학생 인권 증진기관 설치 등을 촉구했다.

한편 운동본부에서는 지난해 10월 대전 내 중·고등학교 150개교를 대상으로 학생생활규정 전수조사에 나섰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학교가 두발·복장·용모 규정을 두고 있었으며 이 중 몇몇 학교에서는 여학생의 바지 착용, 양말·속옷 색, 외투의 종류, 가방 끈 길이마저 제한을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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