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자/대전백운초등학교 교장
홍영자/대전백운초등학교 교장

감자꽃이 여름 햇살을 받으며 활짝 폈다. 봄에 폐비닐 용기를 활용하여 학급별로 씨감자를 심었다. 식물이 햇볕과 바람을 먹으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도시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오감만족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아침마다 밀짚모자를 쓰고 초록 잎새에 시원한 물을 줬다.

하루는 감자꽃에 물을 주고 있는데 A교사가 “교장 선생님, 우리반 아이가 등교를 하지 않아 집에 가서 데리고 왔어요”하며 연신 땀을 닦았다. 옆에 있던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A교사는 아이가 등교를 하지 않을 때마다 데려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선생님, 스포츠클럽 교실에 참여시키면 어떨까요? 체육관에서 활동하다 보면 마음이 변하지 않을까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학교는 교사 신축 관계로 오랜 기간 운동장을 활용할 수 없었다. 다행히 체육관 신축으로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체육관은 아침부터 일찍 등교해 줄넘기를 하는 아이, 배드민턴을 배우는 아이 등으로 열기가 가득하다. 가끔 운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곤 하는데 마음이 흐뭇하다.

체육관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린 아이들은 배드민턴을 배운 지 1개월 남짓 쯤 서부교육장기 스포츠클럽대회에 나가 여자부 동메달을 획득하였고 9월에는 교육감기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학교장이 되면 ‘아이들이 오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학교’를 펼쳐보고 싶었다. 우선 아이들이 식물을 보고 만져보는 체험을 통해 학교는 따스한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또한 아이들이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감자꽃을 바라본다. 알차고 튼실한 감자를 맺게 하고 싶은데, 깜깜한 흙 속 감자는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궁금하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라는 시를 되뇌인다.

학교는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이 변화됨을 느낀다. 여전히 아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학교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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