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박종용/대전둔산초등학교 교장

6월 21일에 우리 학교 강당이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로 휩싸였다. 일본 삿포로 출신의 피아니스트 ‘키쿠치 레이코’ 씨의 연주 덕분이다. 현장에 있던 230여 명의 학생들은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떴다.

국제교류 업무를 총괄하는 김지원 국어부장님의 사회로 연주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하나의 음이라도 놓칠까 숨죽였다. 친구에게 말을 건넬 만도 하건만 40분간 음악에 빠져들었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우리 학생들의 수준이 이 정도였구나?’ 싶어 소름이 돋았다. 학생들에게 연주회에서의 에티켓에 대해 지도해 주셨을 선생님들도 고마웠다.

피아니스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신바람나게 공기를 조율했다. 학생들에게 친숙한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OST를 선곡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바이올린을 연주한 4학년 오채민 학생과 협연했고, ‘꽃은 핀다’는 6학년 김지은 학생과 피아노 연탄[聯彈]으로 연주했다. 우리나라 윤학준의 ‘마중’과 대표민요 ‘아리랑’도 연주했다. 학생 눈높이의 선곡과 협연은 우리 학생들을 심취하게 한 결정적인 모티브가 됐다.

나는 우연히 관객석으로 눈길을 돌렸다가 몇몇 학생의 손가락을 봤다. 피아노 운율에 맞춰 자기 허벅지를 건반 삼아 연주하고 있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얼마나 감흥이 넘치면 저럴까 싶었다. 피아니스트와 사진 찍기 위해, 사인받기 위해, 길게 줄 선 학생들의 얼굴에 즐거운 예술을 경험했다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숨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협연할 학생 선정을 위해 방과후학교 이시은 바이올린 강사님은 짬을 내셨다. 김은애 선생님과 김혜경 전산주무관님 그리고 장래혁 정보부장님은 영상 촬영기기 및 ZOOM 점검에 만전을 기해 주셨다. 덕분에 연주회장에 입장하지 못한 학생들과 대전광역시청, 일본 삿포로시청, 일본 삿포로시 스미카와니시 초등학교 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현장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대전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 추교원 운영실장님과 윤주은 대리님 그리고 모리토 후미카 통역사, 행사를 총괄한 최미자 교감선생님과 임묘진 교무부장님, 의기투합하신 교직원 모두가 1등 관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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