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섭 주필
임명섭 주필

윤석열 정부 차관급 인선에 여성이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15개 부처 차관 20명을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늦어지자 장관이 없는 부처는 차관 중심으로 중단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차관 인사임은 분명했다. 문제는 차관 모두가 남성인 데다 40대 이하는 없고, 50대가 무려 17명에 이른다. 출신 대학 역시 서울대가 8명, 서울 출신도 6명으로 많았다. 여성관료가 단 한 명도 없어 다양성 면에서 후퇴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관료 사회나 정치권에 침투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여성 인재가 많이 성장해 차관급에 발탁할 만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각 인선보다 더 나아지기는 커녕 후퇴했다.

청년도 소외됐다. 윤석열 초대 내각, 대통령실 참모진, 차관급 인선까지 철저히 배제됐다. 윤 대통령은 인위적인 할당과 안배보다는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했다.

신임 차관들은 대부분 해당 부처 관료 출신으로 내부 승진이 많았다는 점은 잘한 인사다. 하지만 유능한 여성·청년 인력을 찾아내 발탁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뒷 얘기가 무성하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정부 일꾼의 다양화가 필수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부속실 역시 핵심 자리를 맡은 검찰 출신 인사가 6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특정 지역 출신이 과도하게 배치되는 것은 정상은 아니다. 

앞으로 인사도 많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쏠림 인사는 지양하고 다양성과 균형을 실종하지 말아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 장관급 인사 26명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유색인종은 정확히 절반인 13명이었다. 40대 이하는 6명이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취임하며 남녀 장관을 같은 수로 임명했다. 대통령의 첫 인사는 새 정부의 성격이 담겨있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과 일을 하는가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통합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특정 대학과 연령 성별에 치중한 윤 대통령의 첫 인사는 사회적 다양성을 중시해 내각을 꾸리는 글로벌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익만 보고 가기를 당부한다. 안팎의 어려움이 결코 작지 않겠지만 대한민국 지도자로서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책무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허물고 부숴버린 자유와 기본질서를 회복하고 공약대로 상식과 공정이 살아 숨쉬는 국가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우리 위대한 국민들이 열정과 도전, 창의와 상상력으로 세계시장을 누비고 글로벌 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도록 제대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이후 74년간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부단하게 전진해 왔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이 윤 대통령의 용기와 리더십에 달려 있다. 반쪽 내각에 따른 국정 혼선의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민주당은 대선 불복이 아니라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다수당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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